등록 : 2006.11.22 19:18
수정 : 2006.11.22 19:18
사설
한국과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들 사이의 이해와 연대를 지원하기 위한 아시아교육연구원이 지난달 말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연구원은 시민운동가와 기업인 등 아시아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교육 프로그램부터 아시아 웹뉴스 간행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까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시아 지역과의 교류가 나날이 늘어나고 국내 거주 아시아인이 5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연구원의 출범은 의미있는 일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 연구원이 아시아 차원 운동에 수십년 헌신해 온 민간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10여년 가까이 연구·검토한 끝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 온 그들의 경험이 있었기에 연구원은 단기적 실무적 필요에 부응하는 차원을 넘어 ‘아시아를 대등한 파트너로 이해하자’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확대에 따라 아시아 지역 투자나 무역 등 경제교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그 지역에 대한 이해 수준은 아직도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현지 진출 기업들이 그 지역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해 마찰을 일으킨 경우도 적지 않고, 근거 없는 문화적 우월의식으로 아시아 시민들과 불화를 빚는 일도 없지 않았다. 또 국내에 일하러 온 노동자나 결혼 이민자들이 이땅에서 수많은 차별을 겪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시아 지역 대다수 나라들과 식민지 경험을 공유하면서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갖춘 민주국가로 발전한 대한민국과 국민은 아시아 나라들과 그에 걸맞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 패권적 질서를 구축하려는 일부 강대국들과 달리, 우리는 좀더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를 위해서 아시아인들과의 연대가 중요하며, 연대는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구원이 우리 국민들의 아시아에 대한 이해와 연대의식을 높이는 데 큰 구실을 하기를 기대한다.
민간 차원의 이런 노력과 함께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도 우리 안에 깊숙이 들어온 아시아와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의 장을 대폭 확대하기를 바란다. 민간 연구원의 역량만으로 감당하기에는 그 일이 너무나 크고 막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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