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11.24 18:46 수정 : 2006.11.24 18:46

사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맺은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갑자기 파기했다. ‘검찰 조사가 여러차례 연장돼 언제 끝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기업 매각 결정은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의 권한이다. 경영상 이유나 상업적 판단을 두고 시비를 가릴 일도 아니다. 그러나 검찰 수사라는 외부 요인에 전적으로 계약 파기의 책임을 돌리는 론스타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실체가 불투명한 반외자 정서를 들먹이는 건 더욱 그렇다.

론스타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과정의 로비 의혹도 받고 있다. 사실이라면 중벌이 예상되는 범죄일 뿐 아니라, 대주주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 억울하다면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해 소명하는 게 상식에 맞다. 그러나 론스타는 ‘증거 없는 음모론’이라며 수차례 소환을 거부했고, 출국 보장 등 국내 법 절차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국민은행과 계약을 맺기 전까지 론스타는 당국의 조사와 과세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부 유출 여론을 의식해 사회공헌 기금을 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본계약이 성사되자 태도를 180도 바꿨다. 더는 낼 세금이 없다고 버티는가 하면, 미국 정부를 통해 감사원 감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기도 했다. 제 잇속을 챙기고자 수단을 가리지 않는 투기적 자본의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정당한 투자 이익을 문제 삼을 순 없다.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펀드의 본질적 속성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생각도 없다. 그러나 국내법과 시장 규칙을 어기고 불법 행위를 통해 부당 이득을 얻었다면 문제는 다르다.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는 국적에 관계없이 엄벌하는 게 이른바 국제기준이다. 국내에 수많은 대형 외국자본들이 들어 왔지만, 론스타의 경우처럼 탈세나 주가조작 혐의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거의 없다.

론스타는 검찰 수사를 ‘민족주의에 편승한 여론몰이’라며 그들이 반외자 정서의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동시에 ‘외국 자본 철수설’ 등 협박성 발언도 일삼는다. 자신들의 불법과 투기적 행태를 반외자 정서라는 정치적 구호로 가리려는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의 투기적 행태가 외국자본 일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악화시켰음을 똑바로 봐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