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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부총리에 대한 걱정과 기대 |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한덕수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임명했다. 애초 유력하게 거론되던 사람들이 탈락하는 등 ‘인재풀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고심 끝에 한 실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일단 그에게 기대를 걸어봄 직하다. 하지만 걱정스런 점이 없지 않다. 새 경제부총리는 걱정을 떨쳐내고 기대를 채워주기 바란다.
한 부총리는 그동안 대외개방의 중요성을 무척 강조해 왔다. 통상 분야 일을 많이 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방 지향적이었다. 실제로 그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데 큰 구실을 했고, 한-미 투자협정 체결과 스크린쿼터 축소 또는 폐지 주장 등을 이끌어왔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그가 개방 만능주의 사고에 젖어 있다고 비판한다. 자신이 주도한 한-중 마늘협상 내용 일부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한 그는 경제팀 수장으로서 세제와 금융 부문에서 다소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듣고 있다.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대목들이다.
아무쪼록 이런 지적들이 군걱정이 되도록 경제부총리로서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한다. 그러자면 우선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서 경제가 안정성장 궤도에 들어설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무리한 부양 유혹을 멀리하고 부동산 투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노무현 정부 들어 별다른 진전이 없는 기업·금융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양극화 해소에 마음을 써야 한다. 선진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정책 기조가 개방 쪽으로 쏠리지 않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자칫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부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적어도 개방과 개혁이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는 원칙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개혁 지향적인 세력과의 진지한 대화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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