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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02 19:59 수정 : 2007.01.02 19:59

사설

새해 첫머리부터 불행한 소식이 눈길을 끈다. 탤런트 이민영·이찬씨의 파혼이 그것이다. 촉망받는 동갑내기 탤런트가 결혼한 지 불과 12일 만에 쪼개지고, 결혼에서 이혼에 이르기까지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졌다니 흥미를 자극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대도 남의 불행을 재미삼아 실황중계하듯 떠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두 사람의 파경을,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모습을 되돌아보는 거울로 삼는 것까지 나무랄 순 없겠다.

파경의 원인은 폭력과 경제적인 문제였던 것 같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연예인 신혼부부 사이의 폭력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개그우먼 이경실씨 사건이 기억에 생생한데 그 비슷한 일이 빚어졌으니, 놀라움은 더 크다. 사생활 노출이 쉬운 연예인 가정에서 폭력이 이렇게 난무할진대, 사생활 노출이 어려운 다른 일반가정 쪽의 폭력은 어떠할지 사뭇 걱정스럽다. 실제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가정폭력 사범은 하루 52건으로, 2005년의 45명보다 15% 정도 늘었다. 이른바 ‘경제적 요인’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한쪽 당사자는 상대 부모의 지나친 혼수 요구가 문제의 발단이었다고 주장한다. 최고의 수입이 보장된 신혼 가정이 돈문제로 깨진다는 건 언뜻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과도한 욕망을 전제하면 이해가 간다.

재물운을 타고난다는 황금돼지해라고, 지레 새해 인사부터 온통 돈타령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도박게임이나 부동산투기 등 돈놓고 돈먹기로 온통 뒤죽박죽 되었다. 그런데 올해는 역술에도 없는 궤까지 동원해 욕망을 부추기는 게 심상찮다. 분명한 사실은 탤런트 부부가 파경에 이른 것은 가난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올 한 해 돈보다 행복을, 돼지꿈보다는 원앙꿈을 소망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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