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15 19:27
수정 : 2007.01.15 19:27
사설
용인 에버랜드에 가족과 함께 놀러간 30대 여성이 놀이기구 사이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운행 직전 자리를 벗어났는데 놀이기구가 움직이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고 한다. 잠실 롯데월드가 시설 안전 문제로 전면 보수에 들어간 게 엊그제다. 이번엔 운행 직원의 과실로 사망 사고가 났으니, 자녀들의 방학을 맞아 놀이공원을 찾으려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고는 놀이기구를 작동하기 전에 육안이나 폐쇄회로로 이용객들이 안전하게 탔는지를 한 번만 확인했어도 막을 수 있었다. 정해진 관리 수칙을 지키지 않아 생긴 전형적인 인재인 셈이다. 에버랜드는 사고 직후 과실을 인정하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안전 매뉴얼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쟁 업체가 안전 문제로 전면 휴장한 상황에서 사전에 놀이기구 점검이나 직원의 안전 교육에 더 철저해야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연간 수백만명이 찾는 대형 시설에서 사고 발생 자체를 100% 막을 순 없다. 평소에 철저한 안전 점검과 교육을 통해 사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잊을 만하면 한번씩 그것도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은, 대형 놀이시설의 과도한 상업성과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얼마 전 잠실 롯데월드는 시급한 보수가 필요하다는 안전진단 결과를 무시하고 배짱 영업을 했다.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어쩔 수 없이 뒤늦게 전면 휴장을 했지만, 이용객의 안전보다는 방학철 성수기 대목을 포기하는 게 더 아쉬웠을 것이다. 롯데월드는 지난해에도 충분한 안전 조처도 없이 무료개방 행사를 열어 수십명이 다치자 시민들의 문화의식 부재를 탓했다. 이런 자세가 변하지 않는 한 제2, 3의 안전 사고는 피할 수 없다.
대구의 대표적인 놀이공원인 우방랜드도 전체 놀이시설 중 절반 이상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정기적인 안전점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철저한 사후 관리다. 형식적인 개선 명령만 내리고 사후 점검은 업체에 맡기는 ‘면피성 행정’으론 사고 재발을 막을 수 없다.
연간 수백만명이 찾는 대형 놀이공원이 운영된 지 30년이 넘었다. 즐기려 찾는 놀이공원에서 언제까지 다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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