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1.18 18:49 수정 : 2007.01.18 18:49

사설

6자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독일 베를린의 양쪽 대사관을 오가면서 회담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중국에서도 여러 차례 만났으나 중국이라는 중재자를 끼운 형식을 취했다. 이번이 2002년 북한 핵위기 재발 이후 사실상 첫 북-미 양자 협상인 셈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지난해 10월부터 달마다 이어지는 점도 의미가 있다. 핵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두 나라의 의지가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이번 만남은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밝힌 대로 ‘회기간 회동’ 성격을 지닌다.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가 현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라 6자 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준비회담이라는 뜻이다. 두 사람은 9·19 공동성명 초기단계 이행조처 조율과 함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 다시 열릴 6자 회담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려면 반드시 의견 접근을 봐야 할 사안들이다. 북한 쪽이 제안한 회담인데다 사뭇 진지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봐서 의견 일치는 아니더라도 6자 회담 진전을 위한 기반은 만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열린 5차 6자 회담 2단계 회의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북한괴 미국이 서로 불신하면서 자신의 요구만을 앞세운 데 있다. 이런 태도는 회담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핑곗거리를 만들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문제를 푸는 자세는 아니다. 이제 양쪽은 상대의 핵심 관심사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선 미국은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합리적으로 마무리하고, 북한은 초기단계 이행조처 가운데 적어도 핵시설 동결과 사찰까지는 받아들여야 한다. 나아가 6자 회담이 다음 단계로 발전하려면 미국은 북한 정권과 항구적 관계를 맺고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미국 쪽과 긴밀한 협의를 했다. 북한과 미국이 좀더 유연해지도록 불신의 틈을 좁혀주는 일은 우리만이 할 수 있다. 6자 회담 성공을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국가적·외교적 자산을 활용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북쪽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고위급 통로도 빨리 구축하는 것이 좋다. 이런 여러 노력의 성과는 다음주 열릴 북-미 금융 실무회담에서부터 나와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