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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24 18:54 수정 : 2007.01.24 18:54

사설

중국 정부가 지난 11일 위성요격 실험을 했다고 그제서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뒤이어 중국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주창해 왔음을 들면서 우주에서 군사력 경쟁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이 뭐라고 말하든 이번 실험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 노력의 일환이자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위임이 틀림없다.

우주에서의 군사적 경쟁에 열을 올리던 미국과 옛소련도 위성요격 실험으로 생기는 우주쓰레기가 민간 및 군사위성의 작동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1980년대부터 이를 중단했다.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나 발사 로켓의 파편, 요격 실험으로 파괴된 위성의 파편과 같은 우주쓰레기는 그 크기와 충돌속도에 따라 작동하는 위성 등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통계는 10년에 한 번꼴로 큰 충돌 사고가 우주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유엔에서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를 두고 우주쓰레기를 줄일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의 이번 요격 실험은 국제사회의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미국에 있다. 미국은 우주에서 무기사용 금지 조약을 맺자는 2002년의 중국과 러시아의 제안을 거부하고 우주에 대한 군사적 접근과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새로운 국제법 제정도 반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미국의 이런 정책은 미사일 방어체제 등과 같이 우주에서 미국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강화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우주궤도를 돌고 있는 군사위성 270여기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의 것이며, 2004년 이라크전에서 미국이 투하한 폭탄 가운데 위성의 유도를 받은 것이 68%에 이를 정도로 미국은 우주의 군사적 이용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일방적인 우주병기 개발은 다른 나라의 경쟁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세계를 군비확장의 악순환에 빠뜨린다. 중국의 이번 요격 실험이 그 분명한 사례다. 그러므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99년 유엔군축회의에서 결의한 대로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한테 우주조약 체결을 압박해, 우주에 어떤 무기나 그 구성요소도 둘 수 없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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