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2.04 19:05
수정 : 2007.02.04 19:05
사설
금세기 말까지 지구표면 온도가 20세기 말보다 1.8~4.0도 오르고 해수면은 59센티미터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인류의 온실가스 방출에 따른 것이다. 지난 주말에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 4차 평가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보고서는 화석연료를 대량 소비하는 사회가 계속되면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평균기온이 3도 올라도 지구 전체에서 10억~40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1억5천만~2억명의 환경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온실가스 농도를 2000년 수준으로 동결해도 이미 자연의 조절능력이 한계에 이르러 십년마다 0.1도씩 기온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 원인에 대한 오랜 논란을 종식시킨 역사적 기념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엔 공식보고서이므로 앞으로 새로운 국제 협약과 행동지침 마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고, 프랑스, 이탈리아 정부는 유엔에 특별기구 설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미국조차도 에너지부 장관이 보고서 내용을 인정했으며, 상원 에너지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에게 의무사항 준수 등 관련 정책 이행을 촉구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엑슨모빌과 듀폰 같은 국제적인 기업들이 회사의 대처방안을 특별히 발표할 정도로 산업계의 관심도 비상하다.
우리나라에도 기후온난화 영향이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100년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을 맞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이번 세기 말이면 해수면 상승으로 도쿄와, 맨해튼이 물에 잠길지도 모른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연안 침수대책보다는 새만금 같은 방조제 건설에 국부를 쏟아 붓는 무모한 개발정책을 이어가고, 기상변화로 올 농업 문제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수출에 끼칠 영향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이나 전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부자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자발적으로 가입했으면서도 걸맞은 의무는 유보해 달라는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는 게 우리 정부다.
‘알면 알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다. 그러나 아직 너무 늦지는 않았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나, ‘이제 혁명을 할 때다’라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선언을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음미해야 한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