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2.05 19:03 수정 : 2007.02.05 19:03

사설

국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로 이익을 냈다고 한다. 〈한겨레〉가 5대 건설사의 2006년 사업실적을 확인했더니, 대우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7291억원과 6288억원으로, 설립 이래 최대였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5.7%나 늘어났다. 현대·지에스·삼성건설과 대림산업도 영업이익 2771억~4043억원을 올렸다. 이익 규모가 사상 최대거나 최대치에 가깝다. 건설사들의 막대한 이익을 보는 심경은 결코 가볍지 못하다. 고분양값 고통을 자양분 삼아 거둔 실적인 탓이다.

건설업계 호황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05년 업종별 흑자법인 비율은 건설업이 79.1%로 가장 높다. 대형 건설사의 실적은 그런 2005년보다도 좋다. 한국은행 기업 경영분석 결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상장사의 평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대이나, 상장 건설사는 8%를 웃돈다. 건설시장은 가치혁신으로 얻어진 ‘블루오션’이 아니다. 경쟁자들이 넘치는 ‘레드오션’ 중 ‘레드오션’의 모습을 띤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엄청난 이익을 올린 건, 분양값 폭리 구조 덕분이고,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음을 방증한다.

정부가 민간아파트 분양값 상한제를 도입하고 분양원가 공개를 확대하기로 한 뒤, 공급 위축을 초래한다거나 시장원리에 반한다는 등의 반발이 거세다. 건설사들이야 그렇다고 하지만, 앵무새처럼 시장원리를 되뇌는 언론과 일부 학자들은 건설사 실적을 보고 뭐라고 평가할까. 건설사들이 경영혁신을 이룬 결과라고 강변할 것인지, 아니면 집 마련하려는 이들의 고통이야 어떻든 건설사들이 계속 막대한 이익을 거둬도 좋다고 할 건지 물어 볼 일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주택공급 물량을 지난해보다 더 늘려 잡는 건 또 어찌 설명할 건가.

2월 임시국회가 열렸다. 분양값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확대 등을 뒷받침할 부동산 대책 관련법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건은 좋지 못하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탈당 회오리속에 추진 동력을 잃어가고,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이 선뜻 앞장설 것으로 기대할 수도 없다. 여든 야든 입만 열면 민생을 외친다.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고 집값 안정을 꾀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민생정치임을 되새겼으면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