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2.28 19:16
수정 : 2007.02.28 19:16
사설
중국발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의 위안화 절상 및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 증시 폭락이 세계 증시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코스피지수도 28일 하루 동안 37.26이나 추락했다. 주가가 한번 폭락했다고 당장 금융위기가 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중국 경제의 거품이 갑자기 꺼질 때 우리에게 어떤 충격파가 미칠지를 가늠해 보기에 충분했다.
중국은 최근 4~5년 동안 세계경제 성장의 끌차 구실을 해 왔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0%대 경제성장과 20%대의 수출 증가율을 보이면서 세계경제의 장기 상승국면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나친 경기 과열은 거품을 만들었고, 안팎으로 위안화 절상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중국 경제가 지금의 과열 국면을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는 없다. 거품은 반드시 꺼지게 돼 있다. 시기와 강도가 문제일 뿐이다. 위안화 역시 올해 초부터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중국에 투자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도 불안 요인이다. 거품 붕괴 조짐이 보이거나 일본 금리가 오르면 일시에 빠져나갈 수도 있다.
중국의 거품 붕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나라는 한국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21.3%에 이른다. 미국은 13.3%다. 국외투자에서 중국 비중은 39.8%, 미국은 21.9%다. 절대적으로 중국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늦기 전에 중국 일변도 수출 구조를 바꾸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위안화 절상이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교역 관계가 밀접한 나라의 통화 가치는 동반 상승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한국 수출품의 70%가 중국이 다시 국외로 수출하는 데 쓰이는 원부자재다. 중국의 수출이 막히면 한국의 수출도 막히는 셈이다. 한국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국외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8.6%에 불과하다. 서둘러 투자와 수출 대상을 다변화하고 내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당장의 무역수지 흑자라는 단맛에 빠져 장래 위험 관리를 소홀히한다면 한국 경제는 또 한번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거품은 언젠가 꺼진다. 다만 그 시기를 알기 어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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