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3.09 18:09
수정 : 2007.03.09 19:38
사설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 감축하기로 함으로써 지구 온난화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럽연합은 온실가스를 1990년을 기준으로 20% 감축하되 다른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동참하면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풍력·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현재의 7%에서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을 20%까지 높이며, 바이오 연료를 모든 운송용 연료의 10%까지 늘린다는 데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물론 이런 합의를 했지만 대체에너지에 원자력을 포함시킬 것인지, 각국의 분담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 등 구체적 실천과정에서 회원국 사이의 이견 조정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철회하는 등 퇴영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이 보여준 과감한 결정은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2012년까지 15년 동안 유럽연합에 감축하도록 요구한 목표가 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연합이 내건 20%란 목표가 얼마나 획기적인지 알 수 있다.
그동안 핵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종말시계를 발표해 온 한 과학 전문잡지는 올 1월 인류가 파국 5분 전에 있다고 경고하며 이번에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핵과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가 핵 위험에 못지 않게 절망적이며, 앞으로 30~40년 안에 인류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파국을 막자면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교토의정서 체결 이후 유럽연합 15개국이 2005년 현재 1990년 대비 1.2%를 줄였을 뿐, 미국과 일본은 물론 개도국 중국과 인도에서도 배출량은 늘어났다. 세계 9위 내지 10위의 배출국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되어서도 안 되고 지속될 수도 없다. 독일 등 선진국이 환경 관련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우리 역시 아직 감축의무 이행국이 아니라는 데 자족하지 말고 대체에너지 개발을 비롯한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함과 아울러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환경관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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