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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18 18:02 수정 : 2007.03.19 09:06

사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씨가 다음달 25일에 있을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이미 현지 선관위에 무소속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사실상 선거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민주국가에서 법적인 하자가 없는 한 누구든 어떤 선거에나 출마할 수 있으며, 그 최종적인 판단은 유권자가 한다. 정치활동의 자유 또한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정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김씨의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정치 원론 차원에서만 무심하게 바라보기는 어렵다. 그의 출마는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하며, 정치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김씨는 법적으로는 사면 복권됐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기억 속에는 2002년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사실이 또렷이 각인돼 있다. 당시 국민에게 안겼던 실망감의 무게를 고려하면 벌써부터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자처하고 나설 때가 아니라고 본다. 대물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인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전직 대통령의 자녀들은 절대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국민들은 가능하면 권력자의 자녀들은 부모와는 다른 길을 걷기를 바란다. 자신의 힘이 아니라 아버지의 후광으로 정치를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할 뿐더러 정치발전과도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대구 달성에서 출마해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도 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출마를 준비하지 않았느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전례 역시 지역주의와 아버지의 영향력에 기댄 낡은 정치가 아니던가. 김씨는 평생을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싸워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예에 먹칠을 하지 않도록 끝까지 신중하게 판단하기 바란다.

아울러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행보도 당당하지 못하다. 열린우리당과 일부 탈당파 의원들은 “김씨를 민주세력 통합을 위한 연합후보로 삼자”며 그의 출마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민주당은 후보를 낼지 말지를 고민하면서 여론 눈치만 보고 있다. 공당이 ‘바른 정치’를 고민하지 않고 정치적인 유불리만 따져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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