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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22 19:04 수정 : 2007.03.22 19:04

사설

이동통신 업체들의 문자서비스 원가가 2005년 기준으로 건당 2.5원이라는 업체들의 자료가 나왔다. 이미 구축된 이동전화 통신망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하는 데 따로 드는 비용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자서비스 요금은 건당 30원을 받고 있다. 업체들이 문자서비스를 어느 정도까지는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요금은 건당 6~8원 정도라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원가의 3배 값이다. 이통 3사가 문자서비스를 통해 얻는 수익은 연간 1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가격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가격이 오르내림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는 것을 잘 살펴, 가장 수익이 많이 나게 가격을 정하는 것이 기업의 경영논리다. 시장에서 업체들끼리 자유로운 경쟁이 벌어지는 한, 업체의 이득이 아무리 크더라도 기업의 가격전략을 비판하고 규제할 명분은 없다. 어차피 경쟁이 확산되면 폭리는 머지않아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자 요금을 보면 업체 간 암묵적 담합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용 건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이동통신 업체가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관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원가부담은 더 낮아졌다. 그럼에도 이용료는 오히려 올렸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 가계의 통신비 부담은 외국에 견줘 매우 크다. 도시가계의 소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3.9%에서 2003년 이후 6%대로 올라서 있다. 통신비 가운데 63%가 이동전화 요금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가계 통신비 지출액이 외식비 지출액을 넘어섰다고 한국은행이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동통신 업체의 수익성은 매우 좋다. 지난해에는 단말기 보조금 경쟁으로 수익이 조금 줄었지만, 업계 선두인 에스케이텔레콤의 자기자본이익률은 2005년 24.3%, 지난해 16.5%로 보통 기업의 거의 갑절이다.

이동전화 서비스 요금 인하는 간단한 사안은 아니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나서서 값을 대폭 낮추면 후발업체는 견뎌내기 어렵고, 이로 말미암아 독점이 강화되면 소비자들이 더 큰 손실을 입게 된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문자 이용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근거가 드러난 만큼,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문자서비스는 부가서비스라고 방관할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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