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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너도나도 몰려가선 안 된다 |
독도 출입 제한이 풀려 호기심만 자극해 오던 독도에 가고 싶은 충동을 누구라도 느낄 것이다. 일본 쪽의 영유권 시비걸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독도를 향한 국민적 열정이 어느때보다 뜨거울 것 같다.
그러나 독도 사랑과 수호 의지의 깊이를 감안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상시적으로 들락거리는, 전에 없던 일이 독도에서 일어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동안 ‘몰려가기’ 관광행태가 망쳐놓은 관광지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해돋이 명소 정동진이 한적한 어촌 풍취를 잃고 모텔촌으로 바뀐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진도 회동리 앞바다 ‘모세의 기적’ 바닷길은 인파로 오염됐다. 해남 땅끝도 관광객이 몰리면서 산 위에 어마어마한 전망대가 들어서는 바람에 원래의 빼어난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됐다. 이런 몰려가기는 북쪽이 막힌 채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사는데다 자연의 다양성이 빈약하며, 관광문화는 부재한데 매스컴은 선정적 보도를 일삼는 등의 요인으로 버릇이 되다시피 성행하고 있다.
몰려가기 습성이 바뀌기를 기대하기 어렵기에 독도 출입 허용에 따른 걱정이 크다. 독도는 450만년~250만년 전에 형성된 해저화산의 진화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지질유적이다. 독도는 사람이 밟으면 부스러져 내릴 만큼 표토층이 연약하고 경사가 급하다. 그런 곳에 이미 경찰경비대 건물과 방공레이더, 아파트형 어민주택이 들어서 있다. 게다가 기상청은 2007년까지 독도에 지진해일 감시관측소를 세운다고 한다. 경상북도는 해양과학기지 건설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기존의 선박 접안시설도 관광객들의 상륙을 위해 규모를 늘린다는 것이다. 천연기념물인 독도의 생태환경이 이런 하중을 견뎌낼 수 있을지, 또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의 번식은 지속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배를 타고 섬 주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우리 땅임을 과시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자제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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