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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03 19:16 수정 : 2007.04.03 19:16

사설

‘윤리적인 소비’를 내세우는 대안무역 운동이 우리나라에서도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 대안무역에 뛰어드는 사회단체가 여럿으로 늘어나고, 교역 품목도 커피와 설탕 등에서 액세서리를 비롯한 수공예품과 옷가지로 넓혀지고 있다.

공정무역이라고도 불리는 대안무역은 세계시장을 장악한 다국적 기업을 거치지 않고 제3세계 생산자와 외국 소비자를 직접 잇는 거래방식이다. 예를 들면, 거대자본에 짓눌려 설자리를 잃어가는 제3세계 생산자의 친환경 제품을 소비자에게 연결시키고, 이를 통해 시장논리에 밀려 뒷전에 놓인 환경보존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생산자들은 제값을 받고 상품을 팔아 경제적 자립을 꾀하고, 소비자들은 좋은 상품을 사 쓰면서 생산자에게 도움을 주는 상생의 거래다.

영국 등 외국에는 대안무역 운동이 꽤 오래 전 시작됐고, 지금은 교역 규모도 제법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두레생협이 필리핀산 설탕과 팔레스타인산 올리브유를 들여온 것이 처음인데, 지난해 아름다운재단이 유기농 커피 ‘희말라야의 선물’을 들여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제 여성환경연대가 중심이 되어 ‘㈜희망무역’이란 이름의 대안무역 전문회사를 설립한 것은 대안무역 확산에 더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해 말부터 팔고 있는 상품들은 소비자 반응도 좋아, 다음달부터는 국제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원단으로 만든 티셔츠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대안무역이 기존 무역을 많이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크다. 소비자들에게는 환경보존과 상생의 가치를, 기업들에는 사회적 책임을 일깨우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살림, 생활협동조합 등이 국내에서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시장을 키워 생산자와 소비자 두루 도움을 받고 환경 살리기에도 힘을 보탰듯이, 국제무역에서도 이런 교역이 늘어나면 세상은 한결 밝아질 것이다.

대안무역 운동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사회운동 차원에서 이뤄질 때 의미를 갖는다. 또 제품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므로 운동단체들이 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제3세계의 생산자들 못지 않게 우리나라의 농민들이 시장 개방 확대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똑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국내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운동 등에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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