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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20 18:16 수정 : 2007.05.20 19:24

사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통일연구원 공동주최로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경협 토론회가 18일 마무리됐다. 이번 경협 토론회는 남쪽 경제인·전문가들이 북쪽 당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단순한 토론회에 머물지 않고 산업현장 방문을 연결시킴으로써 남쪽 경제인들이 북한 경제의 실상을 확인하고 그에 바탕해 구체적 협력 가능성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총론에 머물렀던 경협논의가 처음으로 철도·항만·조선·경공업·자동차·유리 등 각론 차원에서 이뤄진 것도 이번 토론회 성과 가운데 하나다.

토론회에 대한 북쪽의 관심과 산업현장의 분위기 역시 고무적이었다. 남북 철도연결 행사 준비로 바쁜 상황에서도 철도성 박정성 국장이 직접 토론회에 참석했고, 차선모 육해운성 국장은 영남배수리 공장 안내를 자청했다. 각 산업현장 들머리엔 목표 초과 달성자 명단이 게시되는 등 경쟁원리가 도입되고 있을 정도로 북한 사회에 변화바람이 불고 있었다. 북쪽 내부의 경제개선 열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토론회의 내용이나 토론회 및 전체 행사 진행과정을 보면 남북 경협의 미래를 쉽사리 낙관할 수 없게 하는 부분이 있었음도 부인할 수 없다. 많은 남쪽 경제인들은 경협에 대한 남북 사이 온도차가 크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말한다. 남북 철도 협력 부분만 해도 그렇다. 물자수송의 80% 이상을 철도에 의존하는 북으로서는 남북 철도 연결이 남북의 혈맥을 잇는 것을 넘어 북한 경제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인데도 인식 부족으로 논의가 실질 수준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또 세계 2위의 조선업체 사장이 실질적 투자의지를 가지고 방문했는데도 그 기회를 현실화하려는 북쪽의 노력은 충분해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북한 내부의 관료주의와 부문별 협력의 부재 또는 경쟁 때문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토론회가 남북 사이의 인식의 격차를 여과 없이 서로 전달하고 양쪽이 처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남북 경협 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를 디딤돌 삼아 앞으로 토론회와 부문별 논의를 정례·구체화해 나간다면 남북 경협은 한층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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