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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08 18:30 수정 : 2007.06.08 19:09

사설

열린우리당의 김부겸·임종석·이목희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6명이 어제 탈당했다. 올해 초 두차례에 이어 세번째로 이뤄지는 대규모 탈당이다. 중진 의원과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 등 당내 대선주자들도 순차적으로 탈당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총선에서 152석을 얻었던 열린우리당의 정치적인 붕괴를 뜻한다.

우리 정당사에 숱한 정당들이 명멸했지만, 이처럼 짧은 기간에 외부 압력 없이 스스로 무너져 내린 정당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3년 전 지역주의 타파 등 새정치 실현을 내걸고 민주당을 분당하면서까지 만든 정당에서 창당 주역들부터 앞다퉈 떠나는 모습은 보기 민망하다. 민주정치의 기본인 정당을 이렇게 쉽게 만들고 허물어서야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전하겠는가.

집단 탈당을 결심하게 된 속사정을 짐작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대선을 불과 6개월 남짓 앞두고 있음에도 대선주자의 지지도가 바닥에 머물러 있고, 당 지지도 역시 회복될 조짐이 전혀 없다. 이대로는 대선에서건 내년 총선에서건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법하다. 뭔가 최소한의 희망을 찾아서 움직여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희망은 이른바 여권 대통합인 듯하다. 탈당하는 이들은, 천정배 의원 등 먼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뿐 아니라 민주당 내의 일부 세력, 그리고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시민사회 인사들과도 힘을 합치겠다고 한다. 또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합해서 만드는 중도통합민주당에 대해서도 대통합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범여권의 상황을 보면 희망대로 대통합이 이뤄질지 불확실하다. 오히려 서너개 세력으로 분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통합의 실질적인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 탈당세력과 중도통합민주당, 노무현 대통령의 직계 그룹의 생각과 구상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합집산이 어떻게 결말 나든 국민은 사실 별 관심이 없다. 다만, 최소한의 정치적 명분과 대의를 지키길 바랄 뿐이다. 새로 추진하는 정당이 열린우리당과 어떻게 다를지, 어떤 노선과 정체성을 추구할 것인지부터 명확하게 세우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런 것 없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세력은 무조건 하나로 뭉치자고 해서는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다시 반복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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