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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8 18:30 수정 : 2007.06.18 19:26

사설

주식시장이 새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의 코스피 지수는 어제 1800을 넘어섰다. 올 들어 상승률이 벌써 26%에 이른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상장사 전체의 시가총액도 1천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계속된 주가 상승세는 큰 틀에서 보면 상장기업들의 실적 호전에 힘입은 것이다. 2004년 이후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의 연간 수익총액은 그 전 몇 해와 견주어 두 배를 넘나든다. 그럼에도 2000년 인터넷 주식 거품 붕괴를 경험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멀리하면서, 이런 실적 호전이 뒤늦게 주가에 반영된 것이 최근 몇년간 증시 흐름이었다. 물론 최근 2년간은 상장사 실적이 조금씩 나빠졌지만, 요즘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는 분석가는 드물다. 지난 15일 현재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 시가총액은 지난해 경상이익의 15배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실적 회복이 더딘 가운데 최근의 주가 상승이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외국 증시에 견줘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 신용융자 잔고가 6조원을 넘어서는 등 큰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주식시장은 본디 불안정한데다, 한국 증시의 변동성은 여느 외국 증시에 견줘도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책 결정자들은 주식시장과 관련한 발언을 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최근 몇해 동안 주가 급등의 핵심 원인은 가계의 희생 위에 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좋아진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자산효과를 통해 소비가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증시가 기업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구실은 거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 주가를 더 끌어올리려 하거나 주가 상승을 정권의 치적으로 내세우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통화 당국은 시중의 유동성 과잉이 주식시장 과열로 이어지지 않게 경계해야 한다. 최근 증시로 자금 유입이 빠른 것도 시중에 돈이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는 탓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우리 홀로 잘 대응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나 부동산 과열을 이제 겨우 잡아가는 판에, 주식 과열이 일어난다면 후유증이 작지 않을 것임도 분명하다. 유동성 과잉을 부드럽게 해소하도록 통화 당국이 한발 앞서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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