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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6 17:56 수정 : 2007.06.26 19:05

사설

한국인 관광객 13명을 태운 캄보디아 국내선 여객기가 비행 도중 추락했다.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낡은 항공기가 모처럼 국외여행에 나선 단란한 가족들의 목숨을 송두리채 앗아가 버렸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고는 캄보디아의 항공 안전 수준을 감안할 때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을 오가는 캄보디아 여객기의 열악한 상황은 탑승객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랜딩기어가 수시로 고장나는 것은 물론이고 정비 불량으로 이착륙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적어도 항공 안전에 관한 한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다.

일차적인 사고의 책임은 캄보디아 정부와 항공사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여행사와 정부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2001년 3500여명에 불과했던 캄보디아행 관광객은 올해 5월까지 15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렇지만 열악한 현지 항공 상황을 제대로 알고 떠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여행을 갔다 와서야 안전한 관광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게 현실이다.

여행사들은 캄보디아 현지의 항공 안전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관광객 모집에만 급급했지 사전에 위험성을 알리는 일에는 소홀했다. ‘설마 사고가 나겠느냐’는 안이한 생각이 참사를 부른 셈이다. 여행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 떠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사전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값싼 캄보디아 항공사를 패키지 상품에 끼워넣는 여행사들의 얄팍한 상술도 고쳐야 한다. 일본 관광객들이 앙코르와트를 여행할 때 방콕행 비행기를 탄 뒤 방콕에서 시엠립을 오가는 타이항공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참고해볼 만하다.

두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사고 수습에 나서는 정부도 반성해야 한다. 외교통상부는 국가에 따라 네 단계의 여행경보를 발표하고 있지만 치안과 테러 등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번 같은 항공안전 사고에는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캄보디아는 여행경보 단계로 보면 아무 위험이 없는 국가로 분류돼 있다. 어떤 형태로든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는 여행지를 연간 수십만명의 국민이 여행한다면 뭔가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 남의 나라 항공사고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식의 태도로는 같은 사고가 되풀이돼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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