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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7 18:06 수정 : 2007.07.17 18:06

사설

일본 니가타현에 강진이 일어나 가시와자키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을 포함한 냉각수가 바다로 유출됐다. 다른 원자로의 변압기에서는 화재까지 발생했다.

내진 설계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는 일본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사실은 결코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1.5톤의 냉각수가 누출됐다는 것은 원전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는 의미다. 다른 시설과 기계 장치에 이상이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설계보다 두 배 이상 강한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한 안전 기준을 갖춘다 해도 실제 안전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 셈이다.

일본에서 사고가 났다고 해서 남의 일로 봐서는 안 된다. 국내 원자력 발전소가 모여 있는 경주 월성 부근은 역사적으로 지진이 많이 일어난 곳이고, 지금도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있다.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일부 학자들은 월성 원전들의 내진 설계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처음 원전 기술을 들여올 때 우리 실정과 상관없이 미국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원전의 내진 설계 기준을 다시 들여다보고 만일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고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특히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일본은 1970년에 첫 원전을 지은 뒤 대부분의 원자로가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이 가운데 10여기는 사용 연장 허가를 받아 가동되고 있다. 시설 노후화로 사고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들은 철저한 관리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3년 전에도 일본 미하마 원전에서 냉각수 배관이 파손돼 고온의 증기가 누출된 적이 있었다. 당시 냉각수 배관은 두께가 1㎝에서 1.4㎜로 얇아진 상황이었다.

우리도 고리 1호기가 지난달 수명을 다하고 가동을 중단했다. 정부는 그동안 특별한 사고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계속 사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리마일, 체르노빌 등 세계적인 원전 사고는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원자력 선진국들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한번의 사고는 수만, 수십만명의 인명을 뺏아가는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일본 원전 사고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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