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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7 18:08 수정 : 2007.07.17 18:08

사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그저께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 후보가 시대정신이라는 판단에서 지지를 선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드디어 우리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힘을 합쳐 선진화 시대를 열게 됐다”고 환영했다.

이 후보는 4·19 세대의 대표적인 정치인인 이 전 총재의 지지가 최근 각종 의혹으로 시달리고 있는 자신에게 큰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국민이 기대하는 참신한 정치와 거리가 멀다. 이 전 총재의 정치 행보는 어지러울 정도다. 그는 1992년 대선 때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당시 김대중 후보를 위해 땀흘렸으며, 97년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뛰었다. 또 5년 전인 2003년 대선 때는 막판에 노무현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며, 이번에는 한나라당에 다시 줄섰다. 선거 때마다 여야 소속을 바꿨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부인이 거액의 돈을 받아서 정계은퇴를 시사했던 김덕룡 의원도 곧 이 후보 지지선언을 할 것이라고 한다. ‘선진화 시대’는커녕 정치불신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후보 쪽도 마찬가지다. 박 후보가 삼고초려해서 불러들인 서청원 전 의원, 홍사덕 전 의원은 불법 대선자금 사건과 탄핵 파동으로 각각 물러났던 인물들이다. 박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 전 의원의 변신은 이 후보 쪽의 이 전 총재에게 별로 뒤지지 않는다. 92년에는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 선대본부 대변인, 97년에는 김영삼 정부의 정무1장관, 2000년에는 한나라당 총선거 선대위원장으로 일했다.

대선주자 진영뿐 아니다. 참정치를 내세운 강재섭 대표도 얼마전 박성범 의원을 슬그머니 복당시켰다. 지난해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로부터 공천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는 등 정치개혁 차원에서 당에서 사실상 내쫓은 지 1년 만이다. 이번에는 화합과 결속이 명분이다. 성추행으로 당을 떠난 최연희 의원도 조만간 복당할지 모른다.

대선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서는 안 된다. 표 계산만으로, 비리나 기회주의와 영합하는 정당이나 대선주자가 유권자의 희망이 될 수는 없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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