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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5 18:34 수정 : 2007.07.26 01:20

사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이 희생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인 인질 23명 가운데 8명이 석방됐다는 소식과 함께 벌어진 일이다. 탈레반 쪽은 어제 밤(한국시각) 피랍자 한 사람을 살해한 데 이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인질을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최종 협상시한을 오늘 새벽으로 정했다. 그들에게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고 구호활동을 폈을 뿐인 무고한 민간인을 서슴없이 살해하는 냉혹함에 소름이 돋는다. 탈레반의 만행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남은 사람의 무사귀환이 최우선의 과제다.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냉철하게 행동해야 한다. 인질 석방과 살해가 동시에 벌어진 혼란한 상황의 가닥을 잘 잡아야 한다. 우선, 아프간 정부 및 동맹국과 공조를 재검검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인질을 납치하고 수감자 석방 등 어려운 요구를 내걸어 상황 악화를 유도한 탈레반 쪽에 있지만, 아프간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 특히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예 문을 걸어 잠근 것은 유감이다. 이에 자극받은 탈레반 내 강경세력이 인질 살해를 강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아프간 정부는 수십명의 목숨이 걸린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아프간 정부와 동맹국을 설득해야 한다. 섣부른 구출 작전도 위험하다. 군사작전이 벌어지면 인질들의 희생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은 피랍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목숨이 내걸리는 군사작전에 함부로 동의해선 안 된다. 군사작전이 우리의 동의 없이 벌어지도록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더이상의 희생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정부가 납치 세력과 직접 협상을 벌이는 것도 마다해선 안 된다. 그동안의 간접 협상으로는 탈레반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풀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또, 애초 한국 국민은 대테러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점령하고 탈레반을 공격하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 ‘테러 조직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일반론을 이번 경우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부는 어떤 방법이든 남은 피랍자들을 최대한 빨리 석방시킬 수 있는 쪽을 택해야 한다. 탈레반은 지금이라도 남은 한국인을 무조건 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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