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상 외로, 줄기만 하던 결혼이 늘고 늘어나던 이혼 건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고 한다. ‘가정 해체’를 우려하던 상황에서 무언가 큰 변화가 생긴 것일까. 인구 대비 결혼건수 비율은 1994년 이후 줄곧 줄어왔는데, 지난해 모처럼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이혼은 94년 이후 늘어나던 추세가 큰 폭의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통계를 보면 결혼이 늘어난 사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재혼과 외국인과의 결혼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초혼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재혼 중에서도 여성의 재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남녀가 동갑이거나 여자가 연상인 결혼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결혼 양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과의 결혼이 늘어나는 것은 외국인 체류자가 급속하게 늘어난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다. 한국 남자와 외국인 여자의 결혼은 지난해 6380건을 기록했다. 상대 여성의 국적은 중국이 가장 많았으며, 두 번째를 차지한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은 전년 대비 75%나 늘어 증가율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곳곳에 내걸린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라는 광고가 말해주듯, 성업 중인 결혼산업 또한 적지 않은 기여를 한 셈이다. 빠른 추세로 늘어나는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좀더 쉽게 극복하도록 도와줄 사회적 대비가 시급하다 하겠다.
늘어나기만 하던 이혼율이 16.6%라는, 공식 이혼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는 것은 분명 주목할 일이다. 통계청은 그 원인을 “이혼율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불행한 결혼의 돌파구로 감행한 이혼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음을 경험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결혼의 증가와 이혼의 감소가 꼭 좋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사회 구성원의 행복이다. 필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빠른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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