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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02 18:36 수정 : 2007.08.02 18:36

사설

주택시장 침체에서 비롯된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상치 않다. 집 사느라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비우량 모기지론을 취급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을 선언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등 지역에서 고가주택을 산 이들 가운데서도 연체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우량 모기지론 업체의 부실도 확인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도가 높은 자산 보유를 기피하면서, 채권시장에서 시작된 불은 주식시장으로도 옮아붙었다.

지난달 25일 사상 처음 2000을 돌파했던 우리 증시의 코스피 지수도 일주일 만에 7% 넘게 폭락했다. 고점에서 주식투자에 나선 이들의 손실이 만만찮을 듯하다. 우리 증시의 주가 급락은 미국계 투자가들의 증시 참여 비중이 높은 탓이기는 하나, 유난히 주가 급등락이 심한 것은 우리 증시의 미숙함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증권업계의 분석가들이 제구실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 달 전부터 공격적으로 주식을 팔아치우는데도, 대부분의 증권분석가들은 낙관론을 펴며 투자자 끌어들이기에만 바빴다. 투자자에게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 특히 예상되는 악재를 충분히 설명했는지 묻고 싶다. 눈앞의 돈벌이에만 급급해 투자자 보호를 소홀히해서는 증권업 발전이 어렵다.

사람들의 관심은 주식시장에 쏠려 있지만, 더 주시해야 할 것은 주택시장의 움직임이다. 이번 사태는 장기간 급등했던 미국의 집값이 하락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미국의 집값은 1997년 말 동아시아 위기 이후 저금리를 등에 업고 지난해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의 효과가 퍼지면서 이제 집값은 떨어지고 주택 재고는 쌓여간다. 그동안 워낙 급등했던 터라 한번 뒤집힌 흐름이 곧 멈추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 주택시장도 미국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수백조원의 저금리 주택 담보대출에 기대어 집값이 폭등했으나, 금리는 이미 상승세로 돌아서 있다. 만약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든다면 그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다. 가계 파산이 늘고, 대출위험 관리가 취약한 제2금융권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 정부와 통화당국은 주택가격 거품이 급격하게 꺼지지 않게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무리한 대응은 오히려 부작용을 더 키울 수 있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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