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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12 17:44 수정 : 2007.08.12 17:44

사설

미국 주택담보대출 업체들의 연쇄 부실로 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 비우량 모기지론 관련 채권에 투자한 각국 투자회사들이 큰 손실을 입자, 위험 자산 기피현상이 날로 퍼지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단기 금리가 급등하고, 주식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풀고 있는 것은 사태가 심상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국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은 오랫동안 이어진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비롯된 일이다. 주택 경기 침체가 이어진다면, 사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는데, 그럴 가능성을 결코 배제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저금리에 기대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산 미국 투자가들과 대출 확대에만 급급해 위험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모기지 업체들의 잘못이 크다. 그러나 지나친 저금리 정책을 오래 밀고가 유동성을 과잉 팽창시킨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미국 사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도 시중에 돈을 지나치게 풀어놓으면서, 집값은 미국보다 더 폭등했다. 통화 당국이 금리를 되올리고 있으나, 경제 주체들이 이런 흐름을 거스르고 지금도 대출을 늘려 공격적으로 자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매우 걱정스럽다.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뜻을 경제 주체들이 이제라도 깊이 헤아려야 한다.

신용경색을 완화하려고 미국 연준이 급히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냐에 지금 세계 금융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모한 투자에 면죄부를 주는 나쁜 해법이지만 사태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면 그런 해법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우리나라에서도 통화 관리를 다시 완화하자는 주장이 나온다면 경계할 일이다. 우리로서는 지금도 급증하는 유동성을 잘 관리해 그 부작용이 더 커지지 않게 하는 게 시급한 까닭이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미국 모기지론 관련 채권에 투자한 규모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 전반에 당장 끼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미국의 주택경기가 더 나빠져 부실 규모가 커지고,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이 더욱 심해진다면 우리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정부와 금융감독기관, 한국은행은 국제 금융시장 동향 정보를 신속히, 그리고 충분히 알려 경제 주체들이 군중심리에 휘말리지 않게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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