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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1 18:22 수정 : 2005.04.01 18:22

문화재는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고결한 삶의 자취이자 후손에게 길이 대물림할 영혼을 담은 그릇이다. 인류 보편적인 삶의 호흡을 간직하고 세대와 민족을 뛰어넘는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지구촌의 재산이기도 하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바미안 유적 석불을 파괴했을 때 세계인이 슬퍼했고, 유네스코가 세계 문화유산을 지정해 문화재 보호의식을 일깨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렇게 소중한 문화재이기에 막대한 관리 예산과 함께 승격된 기구로 문화재청 및 각급 문화재위원회가 있다. (사)문화재보호협회도 있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다.

‘사상 최대’의 문화재 털이범들이 잡혔다. 2300여 점에 100억여원어치를 훔쳐 한자리에 모아 놓으니 야외박물관을 방불케 할 정도라고 한다. 일제시대 보험증서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훑고, 고미술협회 전 간부도 털이조직에 참여했다. 이들이 크레인을 단 트럭으로 전국을 활개치고 다닐 만큼 문화재 관리 실태가 ‘사상 최고’로 엉망이라는 얘기다. 문화재청 자료를 보면, 3월 한 달 동안에도 대전 고산사 불상좌대, 경기대 박물관 소장 유물 36점, 경남 함안 광정리 고인돌 3점, 대전 제월당 고문서 400여점, 강릉 선교장 소장 고문서를 포함해 163점 등의 문화재 도난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났다.

문화재털이는 조상의 혼을 좀먹고 역사를 훼손하는 범죄이기에 일벌백계로 처벌하고 관리 책임자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이번 일은 문화재에 덧칠하고 광내기 못지 않게 문화재를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하고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문화재는 일단 털이범의 손을 타면 함부로 옮겨지고 다뤄지면서 원형이 훼손되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비지정 문화재라 하여 방치하는 것은 도둑을 부르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곳곳의 사찰 보수나 유적지 유지에 쏟아붓는 문화재 관리 예산의 낭비성 편중도 점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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