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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3 19:14 수정 : 2005.04.03 19:14

열린우리당의 2기 체제를 구성하는 4·2 전당대회에서 ‘대세론’의 후광을 업은 문희상 의원이 당의장에 무난히 뽑혀 이변은 없었다. 선출직 상임위원의 면면을 보면 실용과 개혁 노선의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고 나뉜 셈이나, 득표 수로 보면 실용 노선을 강조해온 문 의원과 염동연 의원이 1, 2위를 차지했다. 수구세력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따른 반동으로 형성된 원내 의석 과반수 확보라는 호기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날려버린 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이 문 의원의 다양한 정치경험에 희망을 걸어보는 쪽으로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참여정부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당에 전달하는 창구로 여겨졌던 문희상 체제의 순항 여부는 우선 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와 4·30 재보궐 선거에서 일차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임시국회의 과제는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관계의 난기류, 표류하는 북핵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대안 마련과 함께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등의 개혁입법 처리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그런 점에서 문 의원이 당의장에 선출된 직후 한 회견에서 국가보안법의 대체입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수없이 주장해 왔듯이 국가보안법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역사적 유물일 뿐이다. 검찰 공안부가 소설가 조정래씨의 〈태백산맥〉이나 최장집 교수의 저서에 대해 뒤늦게나마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도 대세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왔을 것이다. 문 의원이 여야 합의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시대의 악법을 변형된 형태로 유지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문 의원은 ‘통합의 정치’를 자신의 구호로 내세웠다. 당내 정치든, 여야 관계든 통합을 얘기할 때는 최소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통합이라는 미명 아래 개혁의 시동조차 해보지 못하고 좌초하게 하는 일이 있다면 민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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