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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10 18:32 수정 : 2007.09.10 18:33

사설

승객을 가득 태운 여객기들에 들이받힌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먼지구름 속에 무너져 내리는, 현실같지 않았던 일이 벌어진 지 오늘로 꼭 6년이 됐다. 경악과 분노를 불러왔던 2001년 9월11일 이후 세계는 달라졌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그 해 10월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데 이어 2003년 3월 이라크를 침공했다. 2006년 7월에는 미국의 지지 아래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불사하겠다는 기세였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그날의 좌절과 불안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라크에선 7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군 등 연합군을 향한 공격이 3143건, 민간인을 향한 공격이 808건 벌어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선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탈레반의 자살공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0% 가까이 늘었다. 독일과 영국·알제리 등 세계 곳곳에서도 자살폭탄 테러나 테러 기도가 잇따랐다. 상당수가 미국이 테러 주역으로 지목한 알카에다와 직·간접으로 연계된 조직이었지만, 또 몇몇은 그곳 이슬람 사회에서 스스로 만들어진 저항조직이다. 힘을 앞세운 미국의 무차별적 대테러 전쟁으로 이슬람 세계의 반미감정이 크게 확산된 탓이다. 세계적인 반미 저항의 상징이 된 알카에다와 육성 비디오테이프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오사마 빈 라덴의 건재는 대테러 전쟁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계는 결코 더 안전해지지 않았다.

미국이 대테러 전쟁을 밀어붙이면서 벌어진 아부그라이브 수감자들에 대한 고문과 장기 감금, 이라크 소녀 강간살해, 민간인 살해, 그리고 미국내에서도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도청 등 인권 침해가 계속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신과 영향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라크전을 놓고 찬반으로 갈라진 미국 사회의 균열도 심각하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동맹국들에도 큰 상처를 안겼다. 우리나라 역시 이라크 파병 문제로 심각한 국론 분열은 물론, 아프간 피랍사태까지 겪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테러와의 전쟁 대신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세계인의 3분의 2 이상이 요구하듯이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 이라크 재건 역할을 맡겨야 한다. 가장 쉽고도 강력한 해법은 이슬람을 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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