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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11 18:16 수정 : 2007.09.11 18:16

사설

이랜드 노사 충돌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마침내 대낮에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민주노총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9일 뉴코아 강남점에서 구사대와 용역깡패들이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제는 이랜드노조의 윤송단 여성국장이 “4일 아울렛 불광점에서 30~40명의 구사대가 유인물을 나눠주는 노동자들에게 집기를 휘둘렀고, 그 자리에서 넘어져 발길질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경찰은 지켜만 봤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 언론매체가 찍어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보면, 9일 뉴코아 강남점 앞의 시간은 20여년 전 쯤으로 되돌아 간 듯했다. 경찰이 보는 앞에서 흰색 모자에 입마개와 장갑을 낀, 똑같은 차림의 무리가 노조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물병을 던지는 모습이 생생하다. 노조 쪽은 이 일로 6명의 노동자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회사쪽은 “노조 쪽이 폭력을 유발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런 폭력사태가 비단 이랜드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7월 지엠대우 부평공장에서도 구사대의 폭력이 논란이 됐고, 지난달 24일에도 광명시 광명6동 철거민들을 한 건설회사 용역직들이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사태의 배경에는 불행하게도 사업주들의 전근대적 노사관이 깔려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21세기에 노조를 인정하지 않거나 폭력을 동원 해서라도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를 갖고는 지속 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하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폭력이 아닌 소통이다.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때 타협과 해결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이랜드를 비롯해 사업주들은 이 점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사태 악화에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도 한몫하고 있다. ‘구사대와 용역깡패’가 폭력을 휘두르는 현장에서 경찰은 그저 보고만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노동자를 탄압하는 기업주를 보호하고자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당국은 폭력사태를 보고도 본연의 임무를 방기한 경찰 책임자를 문책하고, 폭력사태를 일으킨 사업주들은 물론, 직접 폭력을 휘두른 구사대와 용역직들에게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폭력은 결코 갈등 해결의 방책일 수 없다. 모든 당사자들은 ‘민주화’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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