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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5 21:39 수정 : 2005.04.05 21:39

올해 식목일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이 산불로 얼룩졌다. 특히 강원도 양양에서는 신라때부터 내려오는 유서깊은 절 낙산사까지 태웠다. 주변 마을들과 소나무숲도 큰 피해를 봤다. 60번째 식목일에 벌어진 화난이라 더욱 안타깝다.

역설적이게도 산불은 식목일을 앞뒤로 가장 많이 난다. 최근 5년의 통계를 보면, 4월1일부터 열흘 동안 일어난 산불이 연간 발생건수의 19.3%에 이른다. 건조한 날씨에다 계절풍이 심한 시기인 탓이다. 식목일 하루만 보면 평균 37건이 발생해, 심은 나무보다 더 많은 나무를 태웠다는 말까지 나온다.

산불은 어쩔 수 없는 ‘천재’라기보다는 막을 수 있는 ‘인재’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하다. 산림청이 지난해 일어난 304건의 산불을 원인별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실화가 49%, 논밭두렁 소각 18%, 담뱃불이나 어린이 불장난 등이 32%였다. 일단 산불이 휩쓸고 지나가면 삼림을 복구하는 데는 30년, 생태계 전체를 회복하는 데는 무려 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한순간의 부주의로 치르는 대가가 실로 엄청나다.

지난 수십년 애쓴 덕에 전국 어느 산에 가도 숲이 무성해졌다.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그에 못지않게 삼림을 안전하게 지키고 가꾸는 일에도 신경써야 한다. 식목일이 지닌 상징성에다 한식이 겹쳐 많은 사람이 산을 찾는다. 그래서 산불이 많이 일어난다면, 차라리 이 날은 산을 보호하는 날로 하고 산불 위험이 적은 날을 잡아 나무심기 행사를 펼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경제적 가치나 환경적 가치가 높은 수종으로 바꿔나가는 일도 소홀히할 수 없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숲이 주는 직간접 혜택(공익기능 가치)이 2003년 기준으로 연간 58조8813억원으로 평가됐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1인당 연간 123만원이나 된다. 잘 지키고 가꾸면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는 게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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