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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15 18:11 수정 : 2007.10.15 18:11

사설

대통합민주신당이 어제 정동영 경선후보를 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했다. 한나라당에 이어 원내 1당인 통합신당까지 대선후보 선출을 마쳤으니, 이제 정당 사이 본격적인 선거전이 불붙게 됐다. 불법·파행 선거 논란 등 온갖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경선을 마친 통합신당은 후보 선출을 계기로 그동안의 상처를 추스르고 안팎을 정비해야 할 때다.

통합신당은 우선 이번 경선의 과정과 결과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이번 경선의 투표율은 매우 낮았다. 모바일 투표에서 70%를 넘겼을 뿐, 현장투표의 투표율은 대부분 20% 이하로, 70%대였던 한나라당 경선에 크게 못미쳤다. 통합신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떨어져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경선후보들은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서로 물어뜯는 데 열중했다. 국민 참여가 저조한 탓에 조직 동원이 위력을 발휘하고, 이를 둘러싼 논란으로 국민의 외면을 사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뽑힌 대선 후보를 앞에 두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맞설 최종 대항마로 보기는 아직 어렵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것도, 그만큼 통합신당의 위상이 추락한 때문이다.

정 후보나 통합신당이 할 일도 이런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왜 집권해야 하는지, 집권하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사실 통합신당의 경선 과정에서 경선후보들은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끌 만한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기존 지지층이 이탈한 원인의 상당 부분이 집권세력의 정책 방향과 정책수행 능력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안이한 자세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가 비전의 제시는 정치세력의 당연한 의무일 뿐 아니라, 스스로 정체성을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통합신당이 이를 내놓는 데 실패하면, 지지층의 재결집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른바 범여권 후보 단일화도 이런 노력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정치인들 간의 막후 협상이나 뻔한 정치적 이벤트 따위로는 국민에게 결코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과 비전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은, 정당정치의 근본이기도 하다.

통합신당은 당내 결속이라는 당장 시급한 숙제도 안고 있다. 정 후보에겐 경선 과정의 갈등을 치유하고 포용하는 정치력이 요구된다. 상대 후보 진영도 잘못은 거침 없이 따지되 결과에는 뒷말 없이 승복하는 정치문화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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