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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에 들어선 6자회담 재개 논의 |
북한 핵 문제와 6자 회담을 지휘해 온 북한 쪽 실무책임자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여러 모로 눈길을 끈다. 그는 그제까지 나흘 동안 머물면서 중국 외교부의 다이빙궈 수석 부부장과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부부장 등을 두루 만나 회담 재개 조건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도 어제 만났다. 앞서 지난달 하순에는 박봉주 북한 총리가 중국을 찾아 고위 인사들을 만났다.
이런 일련의 접촉은 중국이 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다음달 초 북한을 방문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그 이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으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외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계속해온 북한도 6자 회담 자체는 부정하지 않은 채 중국 쪽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는 것으로 봐서, 회담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된 6자 회담을 재개하려는 노력이 바야흐로 고비에 들어서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결과를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인 북한과 미국 사이의 불신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조건 없는 회담 참가와 핵 포기를 요구하는 반면, 북한은 미국이 정권 교체를 꾀하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회담이 재개되려면 서로 상대의 위협만을 강조하는 이런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양쪽의 전략적 결단이다. 곧 북한은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조건 없이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미국은 북한의 우려를 해소할 만한 실질적인 조처를 취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우리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펼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모든 관련국이 명심해야 할 것은 이번이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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