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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30 18:22 수정 : 2007.10.30 18:22

사설

부인의 편입학 비리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창영 연세대 총장이 결국 사퇴했다. 아직 부인의 비리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교육자로서 책임있는 진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불투명한 편입학생 선발과정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이를 바로잡는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00년대 들어 대학의 편입학 정원과 준비하는 대학생은 급증했다. 그에 따라 편입학 비리의혹도 허다하게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연세대 총장 부인의 비리의혹은 편입학 선발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계기였다. 이 사건은 총장 부인의 편입학 비리 개입 여부도 관심사였지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사학마저 편입학 비리와 부정에 노출될 소지가 큼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비록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양쪽의 금전거래는 부정한 편입학이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연세대 치의대의 편입학 선발기준은 불투명하고 자의적이었다. 직전 대학의 성적, 영어능력시험 성적, 논술, 면접 등 다양한 전형요소가 있긴 하다. 그러나 논술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시험 전형에 해당되고, 전형 요소별 배점도 공개되지 않았다. 선발과정에 불합리한 요소가 개입할 소지가 많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시험만 끝나면, 연대 출신들이나, 치의대 및 연대 교수나 동문 자녀들에게 많은 가산점을 주고 있다거나, 실력보다는 배경이 중요하다는 따위의 이야기가 나돌았다.

편입학은 이제 제2의 정시에 비견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학력을 한 단계 높이려고 편입학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학생의 연쇄이동은 대학교육의 질 저하, 학사 운영 부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편입학 정원을 25% 정도나 감축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그 규모는 4만5887명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0%나 늘었다. 수도권 대학의 경쟁률은 평균 12 대 1이었다.

이런 상황에선 편입학 제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옳다. 그러나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선발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만이라도 우선 확보해야 한다. 대학과 교육 당국은 선발과정을 제도화하고 관리감독을 엄격히 해 비리가 개입될 소지를 원천적으로 막는 데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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