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07 18:04
수정 : 2007.11.07 18:04
사설
국제 원유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배럴당 96.7달러에 마감됐으며, 장중 한때 97.1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 100달러 돌파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원유값이 오르면 가장 먼저 고통받는 사람들은 일반 국민이다. 기름값 때문에 차 몰고 다니기가 무서울 정도다. 유류세 인하 요구가 터져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유류세를 인하해서 국민 부담을 줄이는 것만이 문제 해결책은 아니다. 단기적인 가격 급등이라면 세금 인하를 통해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효과적이겠지만 지금처럼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일 때는 원유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계산은 간단하다. 한국은 연간 9억배럴의 원유를 소비한다. 원유값이 배럴당 평균 10달러 오르면 90억달러, 20달러 오르면 180억달러가 그대로 새나간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2005년 평균 49.37달러에서 2006년 61.55달러, 2007년 11월 85.7달러로 급등했다. 2년 전에 비해 원유 도입에 따른 추가 비용만 연간 320억달러를 넘어설 판이다. 거꾸로 생각해 보자. 그 돈을 벌어들이려면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당장 큰 충격이 없다고 방심하다가는 나라 경제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
이제 본격적인 유가 100달러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대책의 초점은 원유 사용량 축소에 맞춰야 한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국제 원유값이 제2차 석유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인데도 세계경제가 휘청이지 않는 것은 각국이 그동안 석유 의존도를 크게 줄여왔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석유의존도가 낮아지는 추세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미흡하다. 일본이나 유럽처럼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구조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는 산업용 및 발전용 원유 소비가 많은 나라다. 먼저 기업들이 절전형 또는 에너지 절약형 장비 도입을 서두르도록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고효율 전동기와 인버터를 개발해 놓고도 추가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도입을 꺼리는 실정이다.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와 대체 에너지 개발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석유 이후 시대까지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장기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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