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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8 18:29 수정 : 2005.04.08 18:29

통신업체들의 인터넷 종량제 추진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상황이 만만찮다고 생각했던지, 최근 이용경 케이티 사장이 직접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종량제 필요성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케이티 등 통신업체들은 일부 이용자가 전체 통신망을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이들의 과도한 이용이 통신망 증설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사용 시간이나 이용 데이터 양에 따라 요금을 물림으로써, 이런 불균형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책임을 사용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현재의 요금 체계도 순수한 정액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론 이용할 수 있는 최대 속도에 따라 요금이 따로 적용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속도는 단위 시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데이터 양을 뜻하기 때문에, 이 또한 일종의 종량제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속도별 서비스 종류가 기껏 두세가지여서, 다량 사용자가 비용을 더 부담하는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재 체계에서도 서비스 다양화로 불균형을 해소할 여지가 있다.

문제는 이뿐 아니다. 통신업체들은 요금 체계 등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케이티를 보면, 에이디에스엘(ADSL)과 이보다 최소 50% 이상 빠른 브이디에스엘(VDSL)의 요금이 같다. 일부에만 제공되는 ‘엔토피아’라는 서비스는 에이디에스엘보다 12배 넘게 빠르지만 요금은 ‘에이디에스엘 프리미엄’보다 도리어 싸다. 다른 업체도 체계가 엇비슷하다.

장기적으론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세분해서 부과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요금 체계 변경이 끼칠 사회·경제적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현재 상태에서 종량제를 도입하면, 잘 갖춰진 통신망 덕분에 발전해온 온라인게임 등 인터넷서비스 업계 전반이 심각하게 위축될 위험이 크다. 인터넷의 공공성이 훼손될 위험도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종량제를 옹호하던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8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이런 면에서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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