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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0 20:07 수정 : 2005.04.10 20:07

“초등학생 일기 검사는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계기로 일기 검사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국가인권위 결정이 나오자 상당수 현장 교사들은 ‘학생과의 대화’라는 교육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일기 검사를 옹호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검사를 의식한 형식적인 일기 쓰기는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일기 쓰기의 당사자인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이미 숙제가 되어 버린 일기 쓰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가세하고 있다고 하니, 논란은 상당 기간 더 지속될 것 같다.

일기 검사의 정당성 여부와는 다른 맥락에서, 일기 쓰기가 교육계 안팎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참으로 잘된 일이다. 전자우편과 채팅 등 인터넷 소통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자신과 남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일기 쓰기나 편지 쓰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내면과의 솔직한 대화인 일기 쓰기의 의미를 학생들에게 잘 이해시키고 이를 자발적으로 실천하게 한다면 이야말로 더없는 참교육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발성과 자율성을 어떻게 ‘관리’해 나가느냐 하는 데 있다. 영어나 수학 과목처럼, 숙제를 내고 검사하고, 평가한 뒤에는 사람을 골라 상까지 주는, 그런 타율적인 방식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일기는 또다른 내면의 자기와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가운데 하루를 되새기고 반성하면서 내일을 다짐하는 진솔한 고백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가벼운 인터넷 소통시대에, 초등학교에서의 일기 교육은 더없이 중요한 인성교육일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일기와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번갈아 쓰게 한 뒤 편지 글만 교사가 보고 지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내면의 독백인 일기는 검사의 대상이 아니고, 평가와 표창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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