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7 18:07
수정 : 2007.11.27 18:07
사설
세계박람회기구(BIE)가 여수를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결정했다. 2010년 박람회 유치의 실패를 딛고 재도전 끝에 따낸 것이어서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면서도 해양 분야의 활동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조선산업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해양환경 보전, 해양자원 탐사 등의 활동에서는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게 현실이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주제에 걸맞게 환경보전에 역점을 두는 것은 물론, 물류·관광·자원탐사 등 바다와 관련한 산업 육성을 통해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더불어 낙후된 남해안 일대가 해양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박람회를 준비하는 일이다. 여수라는 도시의 국제적 지명도가 낮고, 가까이 있는 중국 상하이가 2010년 박람회를 여는 점을 고려할 때 유치 과정에 못잖게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잘못하면 번듯한 시설만 세워놓고 각국 정부와 기업을 제대로 유치하지 못해 잘 차린 동네잔치로 끝날 수도 있다. 여수가 남해안에 있어 국내외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것도 불리한 점이다. 환경 박람회라는 특색을 강조하고 미래 해양산업을 이끌어갈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임으로써 기억에 남는 박람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여수박람회 시설 건립에는 1조7천억원이 들어가지만 공항·항만·도로 등 관련 기반시설 확충 등에 들어가는 돈은 거의 10조원에 이른다. 실속 있는 행사가 되도록 하자면 박람회 이후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전 엑스포가 국가 이미지 향상에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상 내국인들의 잔치에 지나지 않아 놀이공원 하나 더 늘리는 데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나중에 수입원이 없어 박람회 시설이 애물단지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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