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8 18:52
수정 : 2007.11.28 18:52
사설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검찰은 ㈜다스에서 마프펀드와 에이엠파파스를 거쳐 엘케이이뱅크, 이뱅크증권중개로 흘러간 돈의 흐름 추적에서 진전을 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자금 흐름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다스 차명보유 의혹과 비비케이 사건 관련 정도를 가리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또, 검찰의 감정 결과 이 후보와 김경준씨 사이 한글 이면계약서에 찍힌 이 후보의 도장이 다른 공식문서들에 찍힌 도장과 같다는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고도 한다. 한나라당의 애초 주장과 달리 이를 ‘위조’라 하긴 어렵게 된 것이다.
이쯤 되면 한나라당이나 이 후보 쪽이 그동안 해 온 해명이 크게 의심을 받게 된다. “김경준은 사기꾼”이라거나 “위조”라는 식의 주장만으론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이 후보가 엊그제 방송 인터뷰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본질과는 관계없다”, “대답할 필요가 없다”는 등 비켜가려고만 한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다. 뭉개어서 의혹을 덮을 수 있는 단계를 지났기 때문이다. 김경준씨 역시 검찰 조사에서 이 후보가 돈의 흐름을 알았음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구실을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한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은 이 후보고, 자신은 종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을 말끔하게 풀자면 이 후보가 직접 해명하고 검찰 조사에 응해야 한다. 사건의 내용을 보면, 핵심 당사자인 이 후보의 진술 없이는 검찰수사가 의혹을 남기지 않은 채 마무리되긴 어렵다. 이 사건에 대통령직을 걸겠다는 게 진심이라면 대통령 후보라는 가림막 뒤에 머물러 있을 일이 아니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게 책임있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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