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02 18:06
수정 : 2007.12.02 19:45
사설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고 한다. 대통령 선거의 유력 주자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관련 여부가 걸려 있어 중요한 선거 변수로 꼽히는 사건이니,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검찰로서는 이번 수사가 위기이자 기회다. 현재나 장차 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선 좋은 기회이겠지만, 잘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게 된다는 점에선 위기일 수 있다. 기회를 위기로 만들지 않으려면 진실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게 최선이다. 수사의 결론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크고작은 의문점 하나하나에 대한 검찰의 판단을 숨김없이 내놓아야 한다. 한계나 모자란 점도 있으면 있는 대로 털어놓는 게 낫다. 그래야 필요할 때 추가적인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이 자칫 어설픈 정치적 판단을 하려 하거나 어중간한 절충을 시도한다면 지금보다 더한 정치공방만 불러오게 된다.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게 된 마당이다. 애매모호하게 흐리기보다는 명료한 법적 결론을 내놓는 게 옳다.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절차나 수사 대상을 빼놓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조사가 그런 것이다. 비비케이 사건을 전후한 이 후보와 김경준씨의 동업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처지와 주장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말을 모두 듣는 게 당연하다. 이 후보 말고 그 대리인의 진술만으론 내밀한 진상을 제대로 확인했다고 볼 수 없다. 이런 기본적인 일을 검찰이 모르리라 보진 않는다.
이번 사건이 정치적 쟁점이 된 것은, 이 후보가 불법행위인 주가조작이나 재산 차명보유에 관련됐는지, 또 그동안의 해명에 거짓은 없었는지 따위의 의혹 때문이다. 수사 결과 위법이 확인되면 이 후보는 후보 자격을 잃게 되고, 거짓말이 드러나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반대로 무고함이 최종 확인되면 그런 주장을 펴온 상대방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이런 명쾌한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검찰이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정치권도 검찰의 수사 결과에 큰 흠이 없는 한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소의 혼란이 있더라도 잘못을 바로잡는 조처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억지 주장 대신 사실을 놓고 판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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