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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03 19:08 수정 : 2007.12.03 19:08

사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어제 북한으로 갔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같은날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미국으로 떠났다. 힐 방북 직후엔 6자 수석대표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2박3일의 남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엊그제 돌아갔다. 북한 핵문제를 진전시키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노력이 고비에 이른 양상이다.

이런 모든 움직임의 한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핵 프로그램 신고’가 있다. 힐 차관보가 방북한 최대 목적이 이것이다. 신고 내용이 충실하면 6자 회담은 큰 힘을 받는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시작됨은 물론이고, 핵 문제 해결 노력은 신고 내용을 검증해 핵을 폐기하는 마지막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3~4자 정상선언도 조기에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새 틀을 짜는 남북관계 또한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북한이 신고해야 할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플루토늄 추출량, 우라늄 농축계획(UEP), 외국으로의 핵 이전 상황이 그것이다. 플루토늄 신고는 현재 보관량뿐만 아니라 핵무기 실태를 보여주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 치의 어긋남도 있어선 안 된다. 북한이 과거 관련 자재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우라늄 농축계획에선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명쾌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 지난 9월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 이후 불거진 북한의 핵 이전 의혹에 대해서도 합리적 설명이 필수적이다. 이런 신고는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효과가 있다.

신고 내용이 시원찮을 경우의 역풍은 예상하기가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가 영향을 받고 미국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이런 상태가 길어지면 6자 회담 전체가 활력을 잃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상당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김양건 부장이 정상선언 이행과 관련한 남쪽 분위기를 파악하고자 방문했면, 그 대답은 분명하다. ‘정상선언의 생명력은 북쪽이 핵 신고를 포함해 핵 폐기 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그것이다.

힐 차관보는 북쪽 군부 인사들과도 대화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이 이렇게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지금이 바로 북한으로선 최고의 기회다. 북한은 완전한 핵 신고 외의 길은 없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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