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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4 18:19 수정 : 2007.12.17 10:38

사설

세계경제 흐름이 심상치 않다. 미국의 집값이 급락하면서 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사태는 아직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어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7.2%나 올랐다. 17년 만에 가장 높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도 작년 같은 달보다 6.9%가 오르면서 11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11월 수입물가가 전년 대비 18.8%나 뛰어올랐다.

미국은 금리를 조금씩 내려 경기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그것이 물가를 더 끌어올릴 위험이 크니 마냥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세계적인 자산가격·원자재값 상승은 돈이 너무 많이 풀린 탓이 가장 크다. 유동성 과잉으로 말미암아 생긴 거품을 먼저 털어내지 않고는 세계경제가 쉽게 안정을 찾기 어려운 국면에 이르러 있다. 특히 미국인들은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한동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기는 해도, 침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으리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도 4.7%로 견실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낙관만 하고 있어선 안 된다. 서브프라임 사태만 해도 어느 선에서 안정될지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린다. 우리 경제 안에도 그동안 적지 않게 위험요소가 쌓여 왔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급증한 가계 부채가 무엇보다 큰 짐이다. 외환보유고의 57%에 이르는 은행의 단기 외채도 잠재적 위험요인이 아닐 수 없다.

은행의 자금 조달 사정이 나빠지면서 올 들어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 자산투자에 따른 위험은 각자의 몫이다. 경제 주체들이 먼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기가 후퇴 조짐을 보여도 지금으로선 대응할 정책 수단이 제한돼 있다. 물가 급등 탓에 금리 인하에 제약이 따르고,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은 거품을 더 키워 놓을 위험이 크다. 다음주 대통령 선거에 이어 내년엔 총선이 실시된다. 여기저기서 단기 처방으로 내 문제부터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고, 잘못된 정책이 채택되기 쉬운 때다. 정부와 통화당국은 멀리 보고, 정책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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