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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6 18:41 수정 : 2007.12.16 23:52

사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자신이 비비케이(BBK)를 설립했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2000년 10월17일 광운대 최고경영자 과정 강연을 찍은 이 동영상에서 이 후보는 “금년 1월달에 비비케이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을 하고…”라고 말하고 있다. 비비케이가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최신 금융기법을 자신있게 설명하는 모습도 이어진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생생한 육성이다.

7년 전에 그렇게 말했던 이 후보가 지난 7월 한나라당 후보검증 청문회에선 “비비케이와 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전혀 다른 말을 했다. 이번 동영상과 비슷한 내용을 보도한 2000년 10월16일치 <중앙일보> 인터뷰 등에 대해서도 뒤늦게 “오보”라고 주장했다. 이번처럼 확실한 증거가 없었기에 그런 주장을 할 수 있었을 게다. 도대체 이 후보의 언제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느 경우든 이 후보에게 물어야 할 책임은 작지 않다. 한나라당 해명대로 동영상에 나타난 이 후보의 말이 “동업자(김경준씨)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정확한 표현”이라 해도, 이는 곧 이 후보가 유력인사들에게 비비케이를 홍보하고 투자를 권유한 셈이다. 주가조작의 공범은 아니더라도 결과적 책임까지 벗을 순 없게 된다. 동영상에서 스스로 밝힌 대로 이 후보가 비비케이를 실질적으로 지배·소유하고 있었다면, 지금까지의 해명은 모두 거짓말이 된다. 이는 더 심각한 문제다. 법적 책임 말고도, 대통령 자격까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탄핵이니 재선거니 따위로 정치 불안이 계속될 수 있다.

이 후보가 그간의 태도를 바꿔 비비케이 사건 특별검사법을 받아들이겠다고 어제 밝힌 것도, 검찰 수사로 모든 게 해명됐다고 더는 주장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검찰의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지금은 검찰 재수사로는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풀기 어렵게 된 게 사실이다. 이 후보의 해명을 추인한 셈이 됐던 검찰 수사 결과는, 그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이번 동영상 공개로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이제는 제대로 된 특검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늦어도 다음 대통령 취임 전에는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재선거도 마다지 말아야 할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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