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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30 18:51 수정 : 2007.12.30 19:17

사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인수위원회 첫 워크숍에서 중요한 얘기를 했다. “지난 5년간 한 게 모두 잘못됐다는 선입견을 갖고 시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잘된 것은 잘된 대로, 잘못된 것은 잘못된 대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앞으로 5년은 변화무쌍한 세월”이라며 “과거보다 미래를 예측하고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당선자의 발언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노무현 정부를 좌파 정권이라 일컫던 기존의 한나라당 태도에서 훨씬 나아간 것이란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사실 노무현 정권 5년 동안 정부 정책을 둘러싸고 건전한 비판과 토론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책적 토론보다는 정치적 공방과 대립이 앞섰고, 이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이념공세로 상대방을 몰아쳤던 게 현실이다. 노무현 정부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듯이 ‘좌파 정권’도 아니고, 성장을 도외시하고 분배에만 치중한 정권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 5년을 평가하겠다는 이 당선자의 열린 태도가 인수위 활동의 일관된 원칙으로 관철되기 바란다.

인수위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과거 정책을 모조리 뜯어고치자’는 식의 태도다. 이는 결코 국정 수행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은 대표적 사례다. 성급하게 정책의 뼈대를 흔들었다간 다시 한번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 당선자가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라도 좋은 것은 계승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로 국정에 임한다면 이는 차기 정부가 스스로의 입지를 넓히는 길이 될 것이다.

물론 이 당선자의 실용주의적 철학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은 “엠비노믹스의 요체는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서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기에 국정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아직도 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1970년대식 사고방식에 얽매여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기 정부가 진정으로 열린 사고로 실용주의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먼저 한나라당부터 고정관념이나 경직된 이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수위원회가 내놓을 차기 정부의 청사진을 통해 한나라당도 크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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