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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04 19:16 수정 : 2008.01.04 19:16

사설

그제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코커스)를 시작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했다. 오는 6월까지 예비선거와 당원대회 등 주별 경선을 거쳐 뽑힌 주요 정당 후보들은 11월 초 본선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아이오와에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민주)과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공화)가 승리했다. 하지만 전국 지지율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민주)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공화)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들에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민주)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시사(공화) 등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어, 이번 대선전은 혼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무엇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2001년부터 집권한 그는 불법적 이라크 침공 등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으로 미국인은 물론 지구촌 전체의 불신을 받아 왔다. 그의 집권 이후 미국에 대한 세계인의 이미지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그는 국내 정책에서도 대기업과 기독교 우파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에선 앞으로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민주당이 이길 것으로 점쳐진다. 후보들의 선거전 양태를 봐도 공화당 쪽은 기존 정책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치중하는 반면, 민주당 쪽은 변화를 바라는 국민정서에 적극 호응하면서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대선전의 이런 모습은 그간 부시 대통령이 대변해온 ‘냉전 이후 보수주의’가 확실한 퇴조기에 접어들었음을 확인시켜준다. 절대 다수의 미국인은 이제 고삐 풀린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내는 불안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균형잡힌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대외정책에서도 미국의 패권 유지는 지지하지만 국제적 합의를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다수다.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흑인인 버락 오바마 후보가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선거전 양상은 이런 탈보수 추세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임을 예고한다. 둘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처음’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큰 변화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정치판도 변화는 지구촌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조그만 아이오와주의 당원대회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까닭이다. 미국은 지금 보수화 시기의 끝물에서 새 길을 찾고 있다. 10년 만에 한나라당이 재집권한 우리나라이기에 그 이유를 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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