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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3 19:32 수정 : 2005.04.13 19:32

수중발레(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 선수 부모들이 대한수영연맹 간부들에게 관행적으로 금품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국제대회 출전이나 전지훈련 체제비 명목으로 돈을 상납하거나, 거꾸로 연맹 간부가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수중발레 국가대표팀의 원칙 없는 선발과 강압적인 훈련, 폭언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며칠 전에는 대통령배 고교야구 예선전에서 지역 야구협회 고위층의 지시로 조직적인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심판들의 양심선언이 있었다. 승부조작에는 뇌물이 빠지지 않는다.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금품이 오갔다.

이런 일들은 체육계가 여전히 사회의 다른 분야 못지 않게 부정이 개입한 승리 지상주의에 젖어 있음을 보여준다.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다. 돈을 주고 승리를 사는 것은 사기꾼과 협잡, 깡패가 판치는 뒷골목, 음습한 곳에서나 있는 일이다.

스포츠는 규칙의 게임이다. 스포츠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은 규칙 준수를 통한 공정한 경기, 가변성, 땀으로 얼룩진 기량 겨루기에서 찾을 일이다. 사회가 크게 얼룩졌다 할지라도 스포츠만은 깨끗하게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체육계가 뇌물 수수와 승부조작 등으로 얼룩지는 것은 선수들에 대한 군 면제, 평생연금, 대학 진학 등 특혜와도 무관하지 않다. 엘리트 체육을 우선하는 구조에서 비리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국제대회 메달 종목인 수중발레와 야구 경기에도 대학 진학이 걸려 있다. 쇼트트랙 대표로 선발되면 군대 면제와 함께 평생연금을 받을 수 있다. 선수와 가족들이 실력보다 경기 외적인 것에 눈치를 살피고 휘둘리는 연유다.

체육계는 이제 악습을 떨쳐야 한다.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체육회와 가맹단체는 특정 인맥이 협회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전횡을 막고 경기 심판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제를 세워, 뇌물이 성행하는 풍토와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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