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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18 19:19 수정 : 2008.02.18 22:42

사설

미국 농무부가 냉동쇠고기 6만9천t에 대해 그제 회수(리콜) 명령을 내렸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쇠고기 회수다. 대상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한 업체에서 2006년 2월 이후 도축한 모든 쇠고기 제품이다. 동물애호단체가 이 업체의 도축장에서 찍어 공개한 동영상에는 병든 소를 두들겨 패고 전기충격을 가하는 장면이 생생히 담겼다. 미국 법률은 병이 들어 일어서지도 못하는 소(다우너 소)를 도축해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살모넬라균 등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일이 우리와 동떨어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은 잠시 수입이 중단된 상태지만, 한국은 세계 세번째 미국 쇠고기 수입국이다. 더욱이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의회 비준을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해야 한다’며 압박해 온 터다. 언제든 미국 쇠고기가 대거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일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다시 한번 의심케 한다. 식품으로 적합하지 않은 쇠고기가 생산돼 시중에 판매됐으며, 미국 당국은 얼마나 어떻게 소비됐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실상 미국의 식품안전 체계는 문제의 쇠고기가 유통되기까지 아무런 구실도 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압력을 넣기 앞서 자신들의 식품안전 체계부터 돌아볼 일이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미국 쇠고기에 대해 안이한 이명박 정부의 태도다. 25일 출범할 이명박 정부 쪽은 대통령 당선인 취임 경축 미국 특사단에 ‘미국 쇠고기 첨병’인 육우목축협회 회장이 포함된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면서도 이를 수용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뼈를 포함하는 모든 쇠고기를 수입하는 내용으로 수입위생 조건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압박 앞에선 국민의 건강도 가벼이 여겨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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