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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07 21:10 수정 : 2008.03.07 21:10

사설

공천 심사에 한창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분위기가 사뭇 대조된다. 엄격한 공천 심사기준을 확정한 민주당에는 ‘잘했다’는 국민의 격려가 이어진다고 한다. 반면, 한나라당에는 친이명박이냐, 친박근혜냐는 다툼 소리만 들린다. 그러다 보니 당 안팎에서 걱정과 한탄하는 이가 늘어난다.

민주당이 칭찬을 받는 것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정치논리에 어설프게 타협하는 대신 국민의 눈과 기준에 맞춰 뼈를 깎겠다는 의지를 보인 게 인정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 그런 자세가 국민의 관심을 다시 모으고, 정당 정치를 성숙시키는 거름이 된다.

한나라당이 박수를 못 받는 이유도 따로 있지 않다. 국민 눈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다툼, 제 이익 찾기에 열중한 탓일 게다. 당장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원칙과 기준은 언제든 팽개치는 모습으로는 국민의 감동을 얻기 어렵다. 한나라당에는 그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예컨대, 입찰 방해죄로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부정부패 전력자의 공천신청을 불허한 당규가 있는데도 경북 고령·성주·칠곡 지역의 두배수 후보에 포함됐다. 공천심사위는 “입찰 방해죄는 부정부패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16대 국회의원이던 그가 혐의대로 노량진 수산시장 입찰을 위해 자신의 힘을 동원한 과정들이 부정부패와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 정황을 두고 당규까지 비트는 게 원칙에 맞을 수도 없다. 이것 말고도, 두배수나 세배수 후보에 끼지도 못한 이가 덜컥 최종 후보로 확정되기도 했다. 당이 스스로 정한 절차까지 무시한 또다른 보기다.

충남 당진의 정덕구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경우도 있다. 강재섭 대표는 지난 1월 철새정당 선거를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해선 당 윤리위원장이 ‘철새’라고 지목하고, 최고위도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런데도 아무런 소명이나 재검토 과정 없이 공천이 확정됐으니, 원칙이나 기준과 절차는 별무소용이었던 셈이다. 물갈이를 하겠다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공천한 것도,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다.

한나라당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총선 승리에 지장이 없다고 봤기 때문일 게다. 그런 오만을 국민이 언제까지나 눈감아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만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차 독약이 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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