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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07 20:46 수정 : 2008.04.07 20:46

사설

전북 김제에 이어 정읍 오리농장의 집단 폐사 원인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확인됐다. 생명이 움트는 대지에 애써 기르던 닭과 오리를 죽여서 묻어야 하는 농민들의 비통한 심정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인근 농가는 물론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방역에 만전을 다해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겨울 철새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철새 도래 시기를 근거로 방역 대책을 펴 왔다. 방역당국은 지난 2월 말 특별 방역기간을 해제하고 가금류에 대한 소독과 철새 분변검사를 중단했다. 농가도 당국이 비상령을 해제하자 겨우내 닫아뒀던 양계장 문을 여는 등 한숨 돌렸다고 한다. 그런데 허를 찌르듯 4월에 발생했으니 방역체계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김제에서 8㎞ 떨어진 만경강에 철새가 남아 있고 지난해에는 3월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기록이 있어 방역기간 연장 필요성이 논의됐지만 정부는 특별방역을 종료했다. 철새를 통한 감염 외에 다른 경로로 오염이 확산됐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역학조사로 원인을 밝혀야 할 것이다.

철새가 떠났다고 여겼기 때문에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북도는 신고를 받고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안이하게 대응해 피해를 더 키웠다. 김제에서 수천 마리 닭이 갑자기 폐사했다는 신고가 지난 1일 접수됐을 때 방역당국은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시기가 지났다”는 반응을 보였다니 탁상행정이 따로 없다. 지난 3일 정읍에서 오리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은 뒤에도 농림수산식품부는 다음날 바이러스성 간염과 세균성 질병에 복합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헛다리를 짚었다.

보고 체계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이참에 제대로 정비해야 할 것 같다. 3일 정읍 농가로부터 신고를 받은 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는 도 방역대책본부에 이 사실을 공식으로 보고하지 않은 채 자체 검사를 거쳐 곧바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농민들의 신고 또한 너무 늦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5도 이상 고온에서 5분 넘게 가열하면 죽고, 인체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당국은 오염된 고기나 달걀이 유통되지 않도록 조처하고 피해 농민에 대한 보상을 신속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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