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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런 단시간 노동자 증가 추세 |
일자리는 늘었지만 단시간 노동자는 더 크게 늘어났다. 이런 고용 구조가 정착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이들의 비중이 전체 취업자의 12.9%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달의 10.8%에 비해 2%포인트 정도 늘어난 수치다. 대체로 임시·일용직 또는 아르바이트로 추정되는 18시간 미만 노동자들은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27.8%(18만여명)나 늘었다. 이 가운데 “일거리가 없거나 사업부진으로 일하고 싶어도 많이 일하지 못한다”는 이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달 조사에서는 13만9천명(전체의 20.6%)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9만1천명(22.2%)이 됐다. 한 인터넷 취업 사이트의 조사에서도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이가 전체 구직자의 3분의 1 이상이었다고 한다.
단순히 실업률과 같은 수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고용의 질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단시간 노동자의 증가 추세는 그런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근무 형태가 다양해지는 걸 무조건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시간제 노동의 확산이 전업 주부나 고령자 등에게 취업의 기회를 넓혀주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젊은층의 경우 시간제 아르바이트 같은 노동 형태는 장기적으로 노동의욕 상실 등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확산과 단시간 노동자 규모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문제는 고용의 질 차원에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전체 실업률은 큰 변동이 없으나 1년 이상 장기 실업자가 지난해 3월에 비해 15.3% 늘어난 것과, 일자리를 찾다가 안 돼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가 한 해 전에 비해 18% 늘어난 것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시장에서 가장 처지가 나쁜 이들의 증가는 저소득층 빈곤 심화 등 사회의 양극화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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