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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08 21:01 수정 : 2008.04.08 21:01

사설

우주의 품에 이소연씨가 사뿐히 안겼다. 첫 한국 우주인의 탄생이기에 어젯밤 국민들은 새로운 감회로 우주선 발사를 지켜보며 성원을 보냈다. 이씨는 내일 밤 350㎞ 상공의 국제 우주정거장에 도착해 9박10일 동안 머물며 과학실험을 한 뒤 19일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씨는 고산씨와 함께 우주인으로 선발된 뒤 우주 적응훈련 등 1년 동안 1800시간의 힘든 훈련을 소화해 냈다. 47년 전 유리 가가린이 첫 우주비행을 한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우주로 나간 이씨가 임무를 다하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기원한다. 이씨는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한국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우주인의 탄생은 우리나라가 유인 우주기술 분야에 첫걸음을 떼 우주 과학기술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국제적인 우주개발 협력의 문을 여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일도 러시아 쪽과 긴밀한 협력 속에 이뤄졌으며,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 사업도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핵심 요소다.

우주항공 과학계는 우주기술이 과학기술 발전의 척도로 일컬어질 만큼 첨단 분야이며 경제적 부가가치도 높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한 차례의 우주인 사업으로 마치 우주시대가 열리는 것처럼 환상을 심거나 기대를 부풀려 후속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다. 260억원을 들인 이번 우주인 사업도 전적으로 남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내실 있는 우주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우주공간의 과학 실험도 초보적 수준이며 과제 수행에 들어간 예산은 보잘것없다고 한다.

우주기술 개발은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국민 동의가 필요하다. 다른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와 비교해 우선순위와 경제적 효과를 면밀히 따지는 게 순서다. 지난해 마련한 ‘우주개발진흥 로드맵’은 2016년까지 인공위성 본체 기술을 확보하고 2017년까지 300톤급의 발사체를 개발해 2025년까지 달 탐사 착륙선을 쏘아 올리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렇게 하려면 앞으로 10년 동안 3조6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야 한다. 우주과학계 안에서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우주선 개발보다는 기초 우주과학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회성 행사로만 밀어붙여서는 안 되며 특히 군사적 목적의 우주개발은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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